• 최종편집 2024-04-1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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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낙양동(현 송산3동) 오리골에 남아 있는 봉황의 역사에 대한 지명이야기를 해야 할 거 같습니다. 

 

누누이 말씀 드리지만 오리골에는 너무나도 많은 지명이 봉황의 역사와 관련되어 있다는 것이고 그래서 의정부에서는 반드시 보존해야할 지역이라는 당부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일설하고 오늘 저희들이 찾아가는 지명은 ‘삼태골’입니다. ‘삼태골’이 어디냐고요? ‘삼태골’은 ‘도적골’ 바로 밑에 있습니다. 그럼 ‘도적골’은 어디냐고요? 거긴 오리골 ‘부계(鳧溪)’표석에서 봉황바위가 있는 ‘가마소’를 향해 가다보면 차뜨락이라는 찻집이 나오는데 그 집 건너편이 바로 ‘도적골’입니다.

 

그러니까 ‘삼태골’은 ‘차뜨락’이라는 찻집 바로 못 가서 있는 골짜기가 되겠네요. 의정부 지명유래 낙양동(현재는 송산3동)편 160p에 12번인 ‘삼태골’과 13번인 ‘도적골’은 다음과 같이 적혀있습니다.

 

12. 삼태골

삼태골은 골짜기의 모양이 삼태기와 같아서 붙여진 이름이다.

    

13. 도적골

도적골은 일제 강점기에 독립군이 숨어 있었다는 골짜기로 입구는 좁으나 안의 면적은 꽤 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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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양동 도적굴 [사진제공=신동명]

  

‘도적골’은 봉황의 역사와는 크게 상관이 없지만 어느 날 누군가가  ‘의정부 독립운동사’를 정리하고자 나설 때 꼭 짚고 넘어가야 할 지명이기에 여기에 쌀알만큼 그 흔적을 남겨놓는 동명이만의 센스~

 


 

 

자 이제 본격적으로 ‘삼태골’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가 볼까요? 위의 의정부지명유래 책에 나온 내용을 근거로 해보면 ‘삼태골’은 삼태기를 닮았기에 붙여졌다고 했으니 우리가 그 모양을 직접 확인하지 않으면 안 되는 거 아닙니까?

 

그래서 가 봤습니다. 그랬는데 참 재밌는 것은 전혀 삼태기와 닮지 않았다는 겁니다. 만약 그 골짜기가 삼태기를 닮았다고 누군가 우긴다면 우리나라에 물이 흐르는 골짜기란 골짜기는 다 삼태기를 닮았다고 말하는 것이 정답일 겁니다. 즉 와전되어 있는 것이죠.

 

자! 그럼 ‘삼태골’은 어떻게 와전되었고 본뜻은 무엇이며 봉황의 역사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지금부터 ‘삼태골’에 대하여 해체를 시작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기대하십시오. 신동명교수의 해체 쑈쑈쑈.

 

전국 지명을 조사하다보니 ‘삼태골’이라는 지명이 상당 수 남아 있는데, 재미있는 사실은 한자가 남아 있지 않은 곳은 삼태기와 연관지어 의미가 남아있고 한자로 남아 있는 곳은 삼태기가 아닌 한자와 관련된 내용으로 의미가 남아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여기서 ‘삼태골’이 ‘삼태기’와 닮아서 지어진 이름이라는 와전의 이유를 파악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자가 남아 있느냐? 안 남아 있느냐? 의정부 낙양동 오리골 삼태골은 한자가 남아있지 않았던 겁니다. 그래서 생활 속에 연관된 삼태기와 연관하여 지명으로 그 의미를 유지하고 있었던 것이죠.

 

‘삼태골’을 해석하기 위해서는 ‘삼태’라는 말을 풀이해야 하는데 ‘삼태’가 들어간 말은 현재 딱 두 가지가 남아 있습니다. 삼태기와 삼태성(三台星: 북두칠성의 국자 모양으로 물을 담는 쪽을 바라보는 길게 비스듬히 늘어선 세 쌍의 별. 큰곰자리에 있는 자미성을 지키는 별. 각각 두 개의 별로 된 상태성(上台星), 중태성(中台星), 하태성(下台星)으로 이루어져 있다.)

 

여기서 ‘삼태기’의 ‘삼태’와 ‘삼태성’의 ‘삼태’는 다른 뜻일까? 아닙니다. 이 두 단어에 남아 있는 ‘삼태’는 놀랍게도 똑같은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두 눈 부릅뜨고 보셔야 합니다. 정신 바짝 차리고 보셔야 합니다.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삼태(三台)’의 해체쑈를...

 

‘삼태(三台)’에서 ‘삼’은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요? 아니 그걸 물어봐? 독자들을 우습게 아는 거야 뭐야? 신동명 교수 이놈이 미쳤나?

 

그렇죠. 위에 ‘석 삼(三)’이라고 너무나도 쉬운 한자가 쓰여 있는데 그걸 묻다니? 그러나 그렇게 쉬운 문제였으면 제가 왜 물어봤겠습니까? ‘삼태’의 ‘삼’은 ‘産(낳고)’ ‘菩薩(보살 보살피고)’ ‘(Dio)양육’, ‘삶(live)’, ‘생명(杉 삼나무 神木)’, 삼베, 마고(麻, 마) 생명줄(삼줄) 등을 나타내는 어원입니다.

 

우리말에는 '삼가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탯줄을 자른다’라는 뜻이지요. 그러니까 탯줄을 삼줄이라고도 했던 겁니다. ‘삼(sam)’은 생명이고 목숨을 나누어주고 거두는 등 생명을 관장하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겁니다. 이 말에서 삼신할미가 탄생했다는 주장은 정설입니다.

 

이렇게 해석을 하고보니 ‘삼’은 숫자를 나타내는 석 삼(3)자에서 유래된 것이 아니라 삼(삶)자를 나타내려니까 3(석 삼)자가 필요했던 거였군요.

 

나중에 이 ‘삼’이라는 말이 더 확대되어 ‘퍼주다(삼태기)’, ‘짜다(실이나 끈 따위를 씨와 날로 결어서 천 따위를 만들다.)’, ‘만들다(짚신을 삼다)’, ‘나누다(편을 삼다)’, ‘계획하다(계획 삼아)’, ‘보호하다(감싸다)’, ‘관계를 맺다(동생을 삼다)’ 등등으로 발전해 나가게 됩니다.

 

이렇게 중요했기에 우리 민족은 3(석 삼)자를 완벽한 숫자로 해석하고 많은 것들을 3자에 맞추죠. 시의 3요소다. 미술의 3요소다. 음악의 3요소다. 안 좋은 꿈을 꾸면 3번 침을 뱉어라. 먼 길 갈 때 3번 소금을 뿌려라 등등. 아이고~ 그래서 그렇게 뭐 뭐의 3요소가 많았던 거였구나!

 

다음 해체쑈를 보여주어야 할 글자로 ‘태’가 남았군요. 삼태성의 ‘태(台: 별이름 태)’는 무슨 뜻일까? 그건 ‘태(胎: 아이 밸 태)’와 동일한 뜻입니다.

 

‘태(台)’를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 ‘태(台)’를 파자해 볼까요? '별이름 태 (台)‘ = ‘厶 + 口'로 분해가 됩니다. 여기서 많은 사람들이 ’厶‘를 ’마늘모 사‘ 또는 ’사사로울 사‘로 해석하셨을 겁니다.

 

그러나 이 글자에서는 다르게 해석하셔야 합니다. 이 글자는 ’아들 자(子)‘가 뒤집어진 모습. 즉 태아가 엄마의 뱃속에서 거꾸로 있는 모습으로 해석하셔야 정확히 접근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태(台)’에는 기르다는 뜻도 포함되어 있는 거죠.

 

그러면 입구(口)는 무엇을 뜻하느냐? 일반적으로 산모가 태아를 잉태하고 태아의 움직임을 느끼며 입가에 미소를 띄는 모습을 나타내려고 사용되었다고 하지만 제가 볼 때는 여성의 성기로 해석됩니다.

 

이렇게 정리해보면 ‘삼태성’은 ‘생명의 탯줄이 되어주는 별’이라는 뜻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아~하! 그래서 삼태성에서 ‘태(台)’라는 글자를 ‘클 태(太)’나 ‘빛날 태(兌)’를 안 쓰고 굳이 이 ‘별이름 태(台)’라는 글자를 썼던 거구나.

 

참으로 공부하면 공부할수록 우리 조상님들의 생각이 얼마나 깊고도 높은지 감탄에 감탄이 저절로 나옵니다. 그래서 우리 조상님들은 ‘삼태성’과 ‘삼신할미’를 같은 의미로 사용했던 거였군요. ‘생명을 점지해주는 별, 생명을 점지해주는 할머니’

 

이렇게 소중한 ‘삼태골’이라는 이름이 의정부 낙양동 오리골에 남아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니 더 정확하게 질문해서 ‘봉황의 계곡’에 ‘삼태골’이라는 이름이 남아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봉황의 진짜 실체는 마고할미입니다. 새의 발톱처럼 긴 손톱을 가지고 있는 거대한 여인 마고할미. 마고할미의 다른 이름은 뭘까요? 삼신할미. 생명을 점지해주는 삼신할미. 그러니까 봉황이자 마고이자 삼신의 역사가 의정부 낙양동 오리골에 숨 쉬고 있었던 것입니다. 지명을 통해서 말입니다.

 

자! 이제 봉황의 역사에 왜? ‘삼태골’이 등장해야만 하는지 이제 정리가 되셨습니까? 오리골이 부계(鳧溪)라는 글자를 통해 봉황의 계곡이라고 증명이 되었다면, ‘생명을 주는 골짜기’인 ‘삼태골’의 등장 정도는 당연한 거 아니겠습니까! 하하하.

 

오늘은 인삼의 고장 충남 금산군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걸로 글을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금산군 남일면(南一面) 마장리(馬壯里)에 가시면 삼태골(三台谷)과 삼태리(三台里), 삼태봉이라는 지명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한자까지 정확히 남아 있는 곳이죠. 


이 3개의 지명을 가로지르는 물길의 이름은 과연 무엇일까요? 봉황천입니다. 봉황천 정도 되니까 이런 큰 이름 3개를 굽이굽이 끌어안고 쓰다듬으며 어울렁더울렁 살아가는 게 아니겠습니까

 

 

【약력 소개】

전국지명밟기운동본부 전국 총재, 장관상타기 전국청소년토론축제 전국 총재입니다.

의정부서 태어났으며 교육학 박사과정이며, 영석고총동문회 4대 회장을 역임했습니다.

 

 

※ 본 기고문은 통통미디어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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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명의 지명밟기] ⑤ 의정부 낙양동 삼태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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