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9(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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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하는 글을 마지막으로 의정부가 ‘봉황의 땅’이라는 이야기 시리즈는 마무리 되게 되었네요.

 

중랑천 샛강 이야기를 시작으로하여 수락산까지 총 15회에 걸쳐 의정부라는 지역이 봉황과 어떤 연관을 가지고 있는지 증명하는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다음으로 이어지는 이야기도 매우 흥미롭게 재미있습니다. 동명성왕을 도와 고구려를 세운 여제(女帝) 소서노와 고구려 못지않은 대 제국 백제를 세운 온조대왕(溫祚大王)의 이야기를 연재할 예정이니까요.

 

여러분들이 보내주시는 많은 관심과 기대는 좋은 글을 만들어내기 위한 노력으로 연결됩니다.

 

신동명 박사는 의정부 지명에 남아 지금도 숨 쉬고 있는 백제(百濟)의 출발이 된 십제(十濟)의 역사를 되짚어 상세한 내용을 증명해 드림으로써 독자님들의 기대에 부응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의정부에 남아 있는 고대사 추적의 첫 걸음에 주목해주면 감사하겠습니다. 수락산의 옛 지명은 무엇이었을까? 술악산이었습니다.

 

그렇다면 그 전에 다른 이름은 없었을까? 당연히 있었지요! 그 이름이 무엇이었는지 추적할 수 있는 내용을 통해 옛 지명을 추적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드디어 한산(漢山)에 이르러 부아악(負兒岳)에 올라서 살 만한 땅을 살피었다. 비류가 바닷가에서 살자고 주장하자 10명의 신하가 간(諫)하여 말하기를 “생각하건대 이곳 하남의 땅은 북으로 한수(漢水: 한강)가 띠를 둘렀고, 동으로 높은 산악에 의거하고 있으며, 남으로는 비옥한 들판이 바라보이고, 서로는 큰 바다에 막히었습니다. 이러한 천험(天險: 지형(地形)이 천연적으로 험난하게 생겨서 사람들이 통행하기 어려운 곳 또는 군사상으로 요해처(要害處: 지세(地勢)가 적(敵)의 편(便)에 불리(不利)하고 자기편(自己便)에는 긴요(緊要)한 지점(地點)의 좋은 땅이야말로 얻기 어려운 것이니 여기에 도읍을 정하는 것이 마땅하지 않겠습니까?”라고 하였다. 비류가 듣지 않고 따르는 백성들을 나누어 가지고 미추홀(彌鄒忽)로 가서 살게 되었다.

 

-《삼국사기》 온조왕조의 관련 기록 중에

 

여기서 한산(漢山)은 현재 북한산을 의미합니다. 이 북한산이 백제 초기 시대에 어떻게 불렸느냐? 자료에서 확인되는 것처럼 부아악(負兒岳)이라 불렸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당시에는 산의 다른 이름이 악(岳)이었던 거죠. 그러면 ‘술악산’에 ‘악’자가 산을 뜻하니 뒤의 산이라는 글자를 빼면 ‘술악’이 되고 발음상 또는 당시의 사용 언어들을 추측하여 지명을 정리해보면 ‘수리악’이라 불렸을 것을 쉽게 추정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신박신박 신동명 박사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근거를 하나 제시한다면, ‘역사와 어원으로 찾아가는 우리땅 이야기-21세기 북스’에도 수락산의 고대 지명은 ‘수리악’이었다라는 내용이 실려 있다는 거.

 

그런데 신박신박 신동명 박사님. 오늘 주제는 ‘봉황의 혼이 깃든 수락산’이라고 정하셨는데 수락산이 봉황인 건가요? 그걸 증명하려면 애 좀 먹을 거 같은데?

 

걱정하지 마십시오. 제가 누굽니까 신통방통 신동명 박사 아닙니까! 지금부터 수락산이 ‘봉황의 혼이 깃든 산’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해체쑈를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신동명박사의 해체~쑈쑈쑈.

 

이 주장에 접근하기 위해서 첫 번째 해체해야 할 내용은 ‘수리악’란 지명이 가지고 있는 뜻입니다.

 

고대 조선어에서 ‘수리’는 무엇이 높거나 높게 솟아있는 것을 나타내는 ‘술’, ‘솔’, ‘솟’, ‘소’, ‘쇠’, ‘새’ 또는 ‘위’를 나타내는 ‘승흘’과 관련되어 있는 어휘입니다.

 

그래서 전국 지명에 높은 산 또는 동네에 솟아 있는 산들마다 수리산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는 것을 흔하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하늘 높이 솟아오를 수 있는 덩치가 큰 맹금류들에게도 똑같이 붙여졌는데 ‘수리’, ‘독수리’ 등이 바로 그 흔적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아~ 그러니까 ‘수리’는 뭔가 높거나 솟아있는 것에 붙이는 이름이구나.

 

다음 두 번째 해체해야 할 내용은 의정부 수락산에 붙여진 ‘수리’라는 이름이 ‘솟아있는 것’인지 맹금류(새)와 연관되어 있는지에 대한 판단과 분류입니다.

 

여러분들이 생각할 때 수락산에 붙여진 ‘수리’는 둘 중 어떤 의미가 더 강하게 작용했다고 생각하십니까?

 

제가 생각할 때 의정부의 진산 수락산은 중랑천(샛강: 거대한 새가 날아다녔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을 끼고 있다는 것에서 맹금류(새)와 연관되었을 확률이 매우 높은 것으로 보여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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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락산은 ‘봉황의 혼이 깃든 산’이다

 

왜냐? 수락산을 자세히 보시면 의정부를 등에 업고 남쪽으로 날아가는 거대한 새의 형상을 하고 있다는 걸 쉽게 발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수락산의 ‘수리’라는 단어가 맹금류(새)와 관련됐다면 아마도 ‘몸집이 거대하며 높이 날 수 있고 용맹한 새’라는 의미가 부여되지 않았을까요?

 

좀 더 나아간다면 ‘강건한 나라를 대표하는 새’의 의미까지 포함시켰을 것으로 추측해 볼 수 있는 겁니다.

 

그러면 ‘몸집이 거대하며 높이 날 수 있고 용맹하며 강건한 나라를 대표하는 새’는 무엇일까?

그건 바로 까마귀입니다.

 

엥? 까마귀라고? 봉황이 아니고? 봉황이라고 그래야 글의 진행이 맞는 거 같은데?

 

독자님 너무 급하십니다. 신박신박 신동명박사가 다 알아서 진행하고 있는 거 아시죠? 조금 천천히 가실게요.

 

동이족은 까마귀를 매우 신성시 했죠. 그래서 삼족오(三足烏)라는 동이족의 상징물을 만들어내죠. 태양 속에 살며 하늘의 뜻을 알려주고 사람의 영혼을 다음 세상으로 인도해주는 신령한 새. 세발까마귀 삼족오(三足烏)

 

여기서 잠깐 깜짝 놀랄 이야기 하나 하시고 가실게요! 까마귀란 이름은 어떻게 붙여진 이름일까요? 혹시 생각해보신 적 있으세요?

 

이 말이 떨어지자마자 우리 독자님들은 당연히 검은 색이니까 붙여졌겠지 그런 당연한 걸 물어보고 그래 하시지 않았나요?

 

그러나 그렇게 쉬운 거면 깜짝 놀랄 이야기라고 소개를 했겠습니까? 그건 완전 잘못된 왜곡이자 오해이자 까마귀에 대한 모독입니다.

 

까마귀란 이름에는 전혀 다른 의미가 담겨져 있다는 사실. 까마귀의 옛 이름은 ‘가마귀’였습니다. 그리고 그 이전의 이름은 추측컨대 ‘가마기’였을 겁니다.

 

여기서 ‘가마기’는 ‘가마+기’로 분리되는데 ‘가마’는 누누이 말하지만 ‘검, 감, 곰, 금, 가미, 가마’ 등으로 쓰이는 말로 ‘신성한’이라는 의미를 가지는 말이라고 여러 번 말씀드렸습니다. 이렇게 추리해보면 ‘가마기’는 신성한 새라는 뜻이 되는 거죠.

 

여기서 두 번째 놀랄 이야기 하나 더 하고 가실게요! 이 삼족오(三足烏)가 봉황의 현신인 건 아시고 계셨을라나 모르겠네?

 

4차원에 사는 봉황의 모습은 2차원의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까마귀의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이죠. 세발까마귀 삼족오(三足烏)의 모습으로...

 

자! 이제 우리가 천천히 걸어온 길을 차분히 다시 한 번 정리해 볼까요? 수락산의 옛 지명은 ‘수리악’이었고 여기서 ‘수리’란 맹금류를 나타내는 단어이며 그 맹금류는 세발 까마귀를 나타낸다.

 

그런데 그 세발 까마귀는 4차원의 세계에 사는 봉황의 현신이기도 하다. 고로 수락산은 봉황의 현신이다. 결론적으로 봉황의 현신인 수락산은 봉황의 넋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산이다.

 

어떻습니까? 신동명 박사의 추리가! 이로써 의정부의 진산 수락산은 ‘봉황의 현신’이자 ‘봉황의 혼이 깃든 산’이라는 게 증명되었지요.

 

여기서 다음 이야기의 내용을 진행하기 위해서 세 번째 놀랄 이야기 하나 더 하고 가실게요!

 

이 봉황은 어떤 여인의 환생인데? 우리 독자님들 아시고 계셨을라나 모르겠네. 봉황은 바로 마고(麻姑)의 현신입니다.

 

마고(麻姑)라? 우리나라 신화에 세상을 창조한 신을 말합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마고할미, 노고할망, 선문대 할망 등이 마고(麻姑)의 다른 이름이죠.

 

마고(麻姑)는 어떻게 생겼기에 마고의 현신이 봉황이고 삼족오일까? 왜? 새의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일까? 그건 마고의 모습에서 기인합니다.

 

마고의 모습이 담긴 고사성어가 지금도 전해지니 마고소양(麻姑搔癢)이 그것입니다. 마고소양은 ‘긴 손톱으로 가려운 곳을 긁는다’는 뜻으로 바라던 일이 뜻대로 잘됨을 이르는 말로 쓰입니다.

 

그렇다면 수락산에 대한 최종의 질문. 의정부 진산 수락산이 봉황의 현신이자 마고의 현신이라면 ‘여자산’이란 말인가요? 마고가 긴 손톱을 가진 여자라고 했으니까.

 

써프라이즈. 이런 질문 던지는 당신은 훌륭한 독자십니다. 독자님의 질문에 제가 드릴 수 있는 답변은 바로 고개 끄덕끄덕. 수락산은 ‘여자산’, ‘암산(女山)’이 맞습니다.

 

독자님의 질문이 나왔으니 지면을 할애하여 증명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수락산의 산신제는 다른 산에서 지내는 산신제와는 사뭇 다릅니다.

 

다른 산에서 치르는 산신제는 돼지머리와 술을 이용한다면, 수락산의 산신제는 생수와 북어 등 마른 해물을 제물로 이용하죠.

 

산신제를 드리는 시기도 다릅니다. 다른 산들은 매년 음력 3월과 9월에 '산치성'이라 이름으로 산신제를 드리지만, 수락산 산신제는 5월 초 단오를 중심으로 치러지죠.

 

왜? 수락산의 ‘산치성’은 술과 돼지머리를 사용하지 않으며, 5월 단오를 즈음하여 치르는 것일까?

 

그건 음(陰)이 강한 암산(女山)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산을 수컷과 암컷으로 나눈다는 이야긴가요? 네. 맞습니다. 산은 수컷산과 암컷산으로 나뉩니다.

 

두 산에는 어떤 차이가 있기에 그렇게 나누냐 하면, 물이 많으냐? 적으냐? 폭포가 있느냐? 없느냐?로 나뉩니다.

 

암산은 폭포가 있으니 여근곡이 있게 마련이고 물이 많으니 음(陰)으로 분류되는 겁니다.

 

수락산은 생명을 잉태하는 여인의 자궁을 닮은 골짜기를 품고 있다는 거 다들 아시죠? 바로 여근곡(女根谷) 뭉어리골이 바로 그곳이고 그러기에 암산으로 분류되는 것이죠.

 

물이 많은 암컷산에서 산치성을 드릴 때는 기름진 음식과 물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그 대신 물기가 없는 마른 음식을 준비하여 산치성을 드리게 되죠.

 

그리고 가장 양기가 강한 5월 5일 단오를 기준으로 산치성을 드려야 음양(陰陽)이 비로소 맞게 되고 산신령도 흡족하시기 때문에 액을 막을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그게 정말인지 확인하고 싶으시다고요?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이라고 눈으로 봐야 믿을 수 있으시겠다고요!

 

그렇다면 예전 갈월 마을로 불렀던 상계 1동 입구에서 우우당을 지나 염불사를 지나 마지막 매점에 이르기 전에 서있는 고염나무 뒤쪽으로 올라가면 수락산 산신제 터가 있습니다. 직접 확인해 보시면 제 말이 진실인지 아닌지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60년대 생인 우리 또래는 의정부 수락산을 바라보며 박쥐산이라고 불렀습니다.

당시 유행했던 만화가 배트맨이었고 해거름이면 하늘을 메울 정도로 까맣게 날아다니는 박쥐 떼의 경험 때문이었을 겁니다.

 

“동명아. 수락산은 박쥐산이 아니야.”

 

동네 이야기꾼 우성이네 아저씨가 구수한 만담을 늘어놓으십니다.

 

“그럼 무슨 산인가요?”

 

“수락산은 봉황이 환생한 산이란다.”

 

“봉황이 환생한 산?”

 

“그래. 수락산은 봉황이 금관을 쓰고 다시 태어난 산이야. 하늘에서 의정부를 지켜보던 봉황은 병자호란이다 임진왜란이다 일본 놈들한테 당하고 미국 놈들한테 치이는 모습을 내려다보면서 마음이 아팠데. 그래서 더 이상 의정부에 안타까운 일이 일어나게 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산으로 다시 태어났다는 거야. 그러면서 다짐했데. 언젠가는 의정부 사람들을 행복의 나라로 데려다 주겠다고...”

 

“에이. 거짓말.”

 

“아니야. 아저씨 말이 맞아. 사패산이나 도봉산에 올라가서 수락산과 의정부를 보면 아저씨 말이 사실이라는 것을 금방 알 수가 있단다. 의정부라는 동네는 수락산이 된 봉황의 등에 올라탄 모습이라서 봉황이 날갯짓을 하면 언제든지 행복의 나라로 날아갈 수 있는 모습을 하고 있잖니.”

 

“그럼 언제 행복의 나라로 데려가나요?”

 

“그건 의정부 민락동 삼귀(三龜)마을에 숨어 있는 거북이 세 마리를 모두 찾아내는 날 이루어진다고 전해지고 있어. 거북이를 모두 찾아내면 그날 저녁 밤하늘엔 별 다섯 개가 일직선으로 서는 오성취루 현상이 생기면서 그 빛이 수락산의 머리와 봉황의 날개 죽지인 하늘바위(그 이후 홈통바위, 기차바위로 바뀌어 불림) 쪽으로 쏟아지게 되는데, 마침내는 그 빛들이 생명의 연못 뭉어리골로 모두 모이게 되면 그때 봉황이 다시 환생하게 된다는 거야. 그러면 그때 우리는 비로소 행복의 나라로 갈 수 있게 되는 거지.” 


 

【약력 소개】

전국지명밟기운동본부 전국 총재, 장관상타기 전국청소년토론축제 전국 총재입니다.

의정부서 태어났으며 교육학 박사이며, 영석고총동문회 4대 회장을 역임했습니다.

 

※ 본 기고문은 통통미디어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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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명박사의 지명밟기] ⑱ 수락산, 봉황의 혼이 깃든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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