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론장 참여자 구성은 참여자의 구조와 참여자의 수로 결정된다. 쉽게 말해 어느 부류의 사람이 몇 명이나 참여할 것인지 정하는 문제이다. 공론장 구성은 이런 저런 텍스트를 참고해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고정되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임의적으로 정할 수 있는 것은 더욱 아니다. 

공론장 참여자 구성은 사안의 성격으로부터 도출되어야 하고, 사안의 성격에 맞게 창의적으로 설계해야 할 내용이다.

첫째, 자발적으로 만든 공론장의 경우, 대체로 참여의지는 높다. 공론장을 만든 이유가 해당 사안이 자신들의 삶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론장의 논의 주제와 참여의지는 밀접한 관련이 있다.

국가나 공공기관이 자신들의 목적을 위해 공론화하는 경우, 점차 관심이 멀어지는 까닭은 논의 주제가 자신들의 삶과 분리된 주제이기 때문에, 공들여 논의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국가나 공공기관이 주도하는 공론화라 하더라도, 의료, 실업, 복지 등과 같이 생활 밀착형이고, 삶에 영향을 끼칠 주제인 경우, 주민(시민)들의 참여의지는 높아질 수 있다.

또한 이해관계가 첨예한 사안일수록 참여의지가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논의결과에 따라 자신들의 삶에 미치는 경향이 지대할거라는 인식이 반영된 것이다.

공론장 참여자 구성의 가장 원초적인 형태는 자발적 참여이다. 마을 회의처럼 사안이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자연스럽게 구성하는 것이다. 자발적 참여가 갖는 장점은 목마른 자가 샘을 판다는 속담처럼 스스로 관심을 갖고 참여했기 때문에 심도 있는 논의와 수준 높은 결론 도출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자발적인 참여가 마을단위에서만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서부경남공공의료 공론화에서처럼, 도민참여단 자체를 자발적인 참여자를 중심으로 구성할 수도 있다.

둘째로 대표성 확보는 논의의 편리성, 효과성 등을 고려하여 관계된 다수로부터 소수를 선발하는 방식 혹은 정당화 논리를 말한다. 의회는 공식적이고 상설적인 국민 혹은 시민의 대표기관이다. 이에 반하여 자발적인 공론장은 사안에 따라 일시적으로 비상설적으로 구성되는 공간이란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해관계자의 범위가 넓거나 참여를 희망하는 사람이 많아 이들을 모두 참여시키면 논의의 효율성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어떤 방식으로 참여자를 선발하고 구성할 것이냐에 관한 문제이다. 참여자 구성의 핵심은 현실을 최대한 모방해야 한다는 점이다.

현실 모방은 갈등 유무에 따라 인구학적 구성에 기반한 방식과 갈등구조에 기반한 방식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인구학적 구성에 기반한 방식은 주로 현안과 관련하여 다수가 관심있는 주제이고, 특별한 갈등구조나 갈등발생 가능성이 없는 경우다. 예를 들어 참여예산제, 사업 아이템 개발, 모두가 공통적으로 느끼고 있는 문제에 대한 대안을 개발하는 경우다. 대체로 남녀 성비, 연령, 지역별 요소를 주로 고려해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단, 외국인이나 농촌과 같이 연령분포가 심각하게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경우, 소수자 배려 차원에서 소수자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갈등 구조에 기반한 방식은 첨예한 이해관계가 걸린 문제로, 해당지역 주민이 이해관계나 생각의 차이가 존재하는 경우다. 이런 경우엔 갈등구조에 기반하여 인적 구성을 하는 것이 갈등해소와 문제해결을 위해 바람직하다. 예를 들어 어떤 지역에 소각장을 건설하는 경우, 복잡한 이해관계에 따라 갈등구조가 형성된다. 사업을 추진하는 집단, 적극적으로 반대하는 집단, 소극적으로 관망하는 집단, 찬성하는 집단, 시민단체까지 복잡한 갈등구조를 보이게 된다. 이런 갈등 구조에 포함된 이해관계자를 중심으로 참여자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약력 소개】

현재 국회등록 사단법인 한국공론포럼 상임대표이며, 사회갈등연구소 소장, 국토부 갈등관리심의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어요.

생태학 박사이며, 지난 20년간 갈등해결과 공론장 형성을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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