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10(금)
 

조병현박사 사진s.png

2021년 9월 28일은 역사적인 날이다.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 탑재가 가능한 신채호함 진수식을 가진 것이다. 신채호함은 ‘장보고-Ⅲ 배치-Ⅰ’의 후속함(3번함)으로 3000t급 잠수함이다.

 

진수식은 선체 각 구성품(Block)을 조립한 후 엔진, 무장, 잠망경 등 필요한 무기체계를 설치하고, 함정의 함명을 부여하는 명명식과 함께 군함을 바다에 띄우는 의식이다.

 

해군에 의하면 함명 제정 기준은 독립운동에 공헌했거나 광복 후 국가발전에 기여한 인물의 이름으로 정하고 신채호함의 경우 신채호 선생은 독립운동가이며 사학자, 언론인으로서 많은 사람으로부터 존경을 받고 있어 함명 제정위원회에서 명명했다.


진수식은 해군참모총장과 관계자, 유족 등 최소 인원이 참석한 가운데 웅장하게 열렸다. 이로써 우리 해군은 함수함 강군으로 부상하였다. 3000t급 이상 잠수함을 독자 개발한 국가는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 인도, 러시아, 중국 등 7개 국가로 우리나라는 세계 8번째 3000t급 잠수함을 보유한 국가가 되었다.

 

최초의 군용 잠수함은 미국 독립전쟁 시기 발명가 데이비드 부쉬넬이 만들었다. 제작한 것 자체만으로는 17세기 영국 해군이 먼저 만들었다는 주장이 있으나, 가라앉은 뒤 떠오르지 못했기 때문에 성공하지 못했다고 한다.

 

제2차 세계 대전을 거치면서 잠수함은 엄청나게 발달하여 자기신관 어뢰와 유도어뢰의 초기형 작품이 등장했으며, 1953년 취역한 미국의 실험용 잠수함 앨버코어는 세계 최초로 눈물방울형(Teardrop) 선형을 완성하여 현대 잠수함의 역사를 새로 썼다.

 

그리고 원자력의 대두는 재래식 잠수함의 한계를 단숨에 뚫고 원자력 잠수함 시대를 열었다. SLBM을 탑재한 전략 미사일 잠수함은 핵과 해군력, 경제력을 동시에 가진 강대국들 사이에서 정치, 군사적으로 중요한 존재가 되어 비대칭 전력으로 취급하고 있다.

 

이제 잠수함 하나가 항공모함 편대를 궤멸하고, 어떠한 적 함선이든 깨부술 수 있는 거의 초고효율 전략무기가 되었다. 최근 림팩 훈련에서 대한민국 해군의 장보고급 잠수함 혼자서 미 해군 존 스테니스 항모와 2척의 이지스 순양함, 구축함 등을 합쳐 30여 척을 가상격침하고 단 한 번도 탐지되지 않았을 정도이다.

 

우리는 세계 최초로 철갑선을 창조한 나라이다. 일찍이 해양으로 진출해 일본에 문화를 전파하였고, 장보고는 해상무역을 장악하였고, 이순신은 거북선으로 왜적을 크게 무찔렀다. 그러나 근세에 와서 외세의 침입으로 해양진출과 북벌의 진취적 사상은 물러나고 국토의 범위가 줄어들었다.

 

단재는 국한문 혼용으로 〈수군재일위인이순신전〉을 저술하여 한문을 모르는 일반민중과 청소년, 부녀층을 계몽하고자 하였다. 단재는 왜구의 침략을 구체적으로 예거하면서 역사적 사실에 의탁하여 한반도를 무력으로 보호국화한 뒤 식민지화 기도를 획책하는 1900년대 초 일제의 침략적 마수를 정면으로 비판하였다.

 

그리고 역사상 일본과의 대외전에서 승리한 고구려 광개토대왕과 신라 태종, 고려시대의 김방경(金方慶)과 정지(鄭地), 조선시대 이순신의 위업을 열거하면서 이순신을 임진왜란 때 해전에서 대일전을 승리로 이끈 탁월한 민족사적 영웅으로 높이 평가하였다.

 

고통에 빠진 한국민들이 일대 분발하여 형천극지(荊天棘地)를 답평(踏平)하며 고해난관(苦海難關)을 극복할 수 있는 계기로 남을 것을 간절히 희망하였던 것이다. 그리고 ‘20세기 태평양에 둘째 이순신을 기다리자. 해양시대를 맞아 외경력 外競力을 갖춘 새로운 민족영웅의 출현을 대망’하였던 단재의 꿈을 실현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 해군력에서도 일본과 동등한 수준에 도달한 것이다.

 

그동안 우리는 잠수함 도입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이제 핵잠이다. 미국에게 구형 핵잠을 대여 또는 판매할 것을 집요하게 요구하였지만, 미국은 자국의 전략자산인 핵잠을 해외에 판 전례가 없다는 이유로 거절하였다.

 

미 해군 해상체계사령부의 제임스 캠벨 프로그램 분석관은 2019년 한 토론회에서 “미국은 한국이 동맹국이라 하더라도 (핵잠수함) 기술을 내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원자력 협정은 한국형 핵잠의 동력원을 구하는 길이 차단되어 있지만, 최근 미국 워싱턴의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북한이 핵잠을 개발한다고 밝혔고, 중국을 견제하는 데 필요하기 때문에 한국의 핵잠 보유를 인정하자는 여론이 미국 의회에서도 나오고 있다는 소식이다. 현재 디젤 잠수함없이 원자력 잠수함만 운용하는 나라는 미 해군, 영국 해군, 프랑스 해군뿐이다. 우리가 핵잠을 개발하는데 7년이 걸린다고 한다.

 

진수식을 마치고 돌아오면서 “자신의 나라를 사랑하려거든 역사를 바로 읽을 것이며, 다른 사람에게 나라를 사랑하게 하려거든 역사를 익혀 바로 알게 할 것이다.”라는 단재의 가르침을 되새기면서 단재학당 운영에 최선을 다 할 것을 다짐하였다. 

 

 

【조병현박사 약력】

단재학당 교장, (사)영천미래연구원장입니다. 대한지적공사, 동국대학교 겸임교수, 대구과학대학교 교수를 역임했습니다.

장편소설 『간도묵시록』 저자이며, 북한 및 영토관련 논문 40편 발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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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현박사 역사칼럼 《단재생각》] ⑨ 신채호함 진수 ·· 이제 핵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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