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11(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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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7일은 우리 똑딱이가 먼 별나라에서 지구로 여행 와서 세상을 보기 시작한 첫날입니다. 엄마 뱃속에서 지난 날 기억은 다 잊어버리고 아기로 태어났지요.

 

별나라에서 왔다는 증거가 뭐냐고요? 초롱초롱한 눈빛에서 알 수 있지요. 빛의 속도가 소리 속도보다 엄청 빠르듯이, 눈빛에서 보내는 신호를 듣게 된다면 이를 알 수 있어요.

 

똑딱이가 세 번째 맞이하는 생일날 하루 지나 5월 8일 외할아버지, 외할머니와 아빠랑 엄마랑 같이 올림픽공원에 놀러갔습니다. 올림픽공원 입구에 「세계평화의 문」이 웅장하게 서 있습니다.

 

세계 평화를 기원하는 지붕 아래쪽에 그려져 있는 ‘사신도’ 모습을 유심히 보더니, “아, 저기 현무가 그려져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니 우리 똑딱이가 현무를 다 알다니..” 외할머니가 놀래자, “얼마전 국립중앙박물관에 갔을 때 고구려 벽화 ‘사신도’를 유심히 보기에 동 청룡, 남 주작, 서 백호, 북 현무를 가르쳐 주었더니 이를 기억하고 있네요.”라고 아빠가 대답했습니다.

 

“우리 사위가 자식 교육 잘 하고 있구나!”라고 외할머니가 말하자, “어머니, 실은 똑딱이 엄마가 박물관에 가다고 해서 간 거예요.”

 

똑딱이가 무럭무럭 자라서 9년의 세월이 지나 초등학교 5학년이 되었습니다. 여름방학 과제에 「우리나라 여름의 별자리 알아보기」가 있었습니다.

 

엄마와 서점에 가서 「재미있는 별자리 이야기」 책을 샀습니다. 책을 읽다 보니 '사신도'가 나왔습니다.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께서 똑딱이가 태어났을 때부터 찍은 사진과 동영상이 담긴 「똘망똘망 똑딱이」 밴드를 보다가 국립중앙박물관과 올림픽공원에 갔을 때, 그리고 양수리 두물머리 갔을 때 장면을 본 기억이 바로 났습니다.

 

밝아오는 새벽빛처럼 무언가 머리 속을 환하게 비추기 시작했습니다. 사신도는 동방, 서방, 남방, 북방의 별자리였던 것입니다.

 

조선 태조 때 만든 「천상열차분야지도」라는 천문도 설명을 똑딱이가 아주 흥미있게 읽었습니다. 음양오행이란 어려운 말도 있었지만 동서남북과 춘하추동, 그리고 청룡•주작•백호•현무가 서로 상징하는 바가 같다는 이야기는 알 수 있었습니다.

 

동쪽은 계절로는 봄이고, 동물로는 청룡이라고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각 방위별로 7개 별자리가 있어 총 28개 별자리가 천문도에 그려져 있었습니다( 4 × 7 = 28).

 

“엄마! 우리 북두칠성이 그려진 고인돌이 있는 두물머리에 같이 가봐요.”

 

“우리 똑딱이는 무엇 하나 공부해도 똑소리 나게 하구나. 아빠는 지난주 회사일로 피곤해서 푹 쉬어야 하니 우리 둘이만 가자구나. 갔다 오는 길에 정약용 선생 생가도 둘러보고 연꽃마을에도 가보자구나.”

 

“여보, 그러면 나도 같이 갑시다. 피곤하다고 잠만 자면 더 피곤해지니. 세 군데를 다 둘러보면 오후 늦은 시간이 될 터이니 집에 오는 길에 손만두 집에 가서 저녁이나 합시다. 해지는 한강변에서 산책도 하고요.” 아빠도 따라 나섰습니다.

 

두물머리에 도착해 4백 년 이상된 느티나무 아래에 있는 고인돌을 유심히 살펴보았습니다.

 

44. 별자리.jpg

 

“구멍이 큰 것이 5개가 보이고 작은 것이 열 개 이상 있어요. 무슨 차이가 있나요?” “구멍이 클수록 더 밝게 빛나는 별이란다.” “그런데 북두칠성이 잘 안 보여요.”

 

"아빠가 보기에도 눈에도 바로 안보는데 큰 구멍 다섯 개를 놓고 다른 작은 구멍 두 개를 이어 국자 모양으로 선을 그어봐. 그러면 북두칠성이 보일거야 ."

 

"아하! 아빠 말대로 하니 북두칠성이 보이는 것 같아요." 똑딱이는 신이 났습니다.

 

두물머리를 나와 능내리 연꽃마을로 갔습니다. 차로 10분밖에 안 걸렸습니다. 연꽃이 활짝 핀 모습이 참 아름다웠습니다. 한강을 바라보며 올망졸망 난 산책길을 걸으니 기분이 참 좋았습니다.

 

집에 오자마자 똑딱이는 치솔질을 하고 몸을 씻고 난 다음 책상에 앉았습니다. 여름방학 수행과제인 「우리나라 여름 별자리 알아보기」를 정리하기 위하여 제목부터 궁리하기 시작했죠. 생각에 몰두하다가 잠이 쏟아지기 시작해 일찍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다음날 아침 똑딱이는 평소보다 일찍 일어났습니다. 어렸을 적부터 몸이 밴 습관대로 바로 화장실에 가서 용변을 보다보니 어제 저녁 생각이 이어졌습니다.

 

“제목을 무엇으로 할까? 생각이 날듯 말듯 한데. 이 때는 좀 차거운 물로 샤워를 해야 해. 머리에 찬 물과 따뜻한 물을 교대로 하면 생각이 날거야.”

 

똑딱이는 샤워기 물로 두피를 자극하기 시작했습니다. 서너 번 반복하니 번쩍 생각이 났습니다.

 

“아하! 제목을 ‘여름 별자리를 읽고 보다’로 하면 되겠구나. 독후감와 현장 체험, 인터넷 검색을 함께 담을 수 있지. 역시 그래서 난 똑딱이야^^"

 

“똑딱아! 아침밥 먹어야지.” 엄마가 부르는 소리가 났습니다. 콩나물국이 오늘따라 시원하였습니다. 

 

 

【약력 소개】

현재 (주)솔로몬경영개발원 마케팅연구소장입니다.

SK 마케팅개발원장과 고객관계경영본부장을 맡았고, 산업단지공단 중소기업 컨설턴트를 역임했습니다.

 

※ 본 기고문은 통통미디어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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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하의 통통세상] 똑딱이, 고인돌에서 별자리를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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