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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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 생각하여 충분히 의논함’이라고 간략하게 정의할 수 있는 숙의는 사안의 성격, 공론장의 목적, 활용가능한 시간, 참여자 규모 등 여러 가지 요인을 고려하여 그 정도를 결정해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정도(程度)는 해당 사안의 성격과 공론장 목적을 달성하는데 필요한 수준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사안의 성격이 일반인의 상식과 일상적인 경험으로 어렵게 않게 결정할 수 있는 경우 숙의 정도는 낮아지게 된다. 반면 삶에 영향을 미치는 주제로 하더라도, 의사결정을 위해서는 다양한 정보 습득, 깊이 있는 논의가 필요하거나 의견 대립이나 갈등이 심하여서 심도 깊은 논쟁이 요구되는 경우, 이에 걸맞은 숙의 과정이 배치되어야 한다.

 

여기서 한가지 유념해야 할 점은 숙의 정도는 사안의 성격이나 목적과는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나, 참여자의 교육수준이나 지적 수준과는 별 관계가 없다는 점이다.

 

지적 수준이나 교육수준이 공론장 수준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야

일반적으로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훨씬 합리적인 결론을 빨리 내릴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공론장의 경우에는 이런 생각이 잘 적용되지 않는다. 극단적으로 말해 교육수준이 낮고, 연령이 높은 경우에도 숙의 과정을 어떻게 배치하느냐에 따라 대단히 성과있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 지적 수준이나 교육수준이 공론장 수준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공론장 숙의s.jpg

숙의에는 관련 자료 및 정보 제공, 전문가 발제, 질의응답, 대화와 토론, 쟁점 토의 등 다양한 장치들이 동원된다. 이런 장치들은 모두 사실관계에 기반하여, 합리적 토론과 논쟁을 통해 객관성과 공정성, 상호성이 확보된 결론을 도출하기 위해 활용되는 것들이다.

 

그런데 어떤 장치를 어떤 방식으로 사용할 것인가 역시, 사안의 성격, 공론장의 목적, 주어진 시간과 조건, 참여자 수 등을 고려하여 결정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일상적인 주제와 멀어질수록 자료와 정보의 중요성은 커지고,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해진다. 가치판단이 중요한 사안일수록 자료나 정보제공보다 대화와 토론이 상대적으로 더 중요해지고, 갈등 발생 잠재력이 크고 이해관계가 첨예할수록 쟁점을 둘러싼 논쟁의 주요성이 커진다. 이런 점들을 참고하여 숙의 방식을 적절히 배합할 필요가 있다. 

 

 

약력 소개

현재 국회등록 사단법인 한국공론포럼 상임대표이며, 사회갈등연구소 소장, 국토부 갈등관리심의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어요.

생태학 박사이며, 지난 20년간 갈등해결과 공론장 형성을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 본 기고문은 통통미디어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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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적 공론장 만들기] ⑤공론장 숙의, 어떻게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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