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9(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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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은 도(道)가 있고 땅은 덕(德)이 있다. 덕은 도의 작용이다. 땅은 생명의 씨앗을 품고 기른다. 대지는 어머니다. 어머니의 삶은 희생이다. 힘든 자식을 먼저 챙긴다. 고루 사랑을 베푼다.

 

기업이 지속성장하려면 엄부 즉 아버지의 엄격함으로 사업을 키우고 어머니의 훈훈함으로 사업의 주체인 사람을 길러야 한다. 강해야 살아남는다. 오래 가려면 약자에게 덕을 베풀어야 한다.

 

자본주의는 시장경제다. 노동시장, 상품시장, 금융시장에서 거래가 일어난다. 상호이익의 정직한 교환(honest exchange of mutual interests)이 시장질서의 기본이다. 공정에 기반한 자유인 것이다.

 

지금은 무한경쟁시대다. 언제, 어디서 새로운 경쟁자가 나타날지 모른다. 세계 일류기업이 되려면 세계 일류상품을 만들어야 하고, 세계 일류상품을 만들어 팔려면 세계 일류경영자를 키워야 한다.

 

SK그룹에서 약 30년 일을 했다. 그만 두고 싶을 때가 있었다. 철 어린 자존심 탓이었다. 그러나 고 최종현 회장 ‘덕의 경영’에 이미 마음이 젖어있었다. 나무처럼 사람을 길러 ‘인재의 숲’을 이루었다.

 

SK를 그만 둔 지도 어느듯 12년이 지났다. 2막 생활하면서 어려운 고비를 넘겨온 것은 1막의 삶이 있었던 덕택이었다. 2막에서 3막으로 가는 길목에서 ‘덕의 경영’을 다섯 가지로 정리해 본다.

 

하나. 인재경영 

사업은 사람이다. 사람이 우선이다(put people first). 기업과 국가를 이끌어갈 인재는 최소한 10년 앞을 내다보고 신중히 뽑아서 정성껏 길러야 한다. 기업의 장기경영계획은 비즈니스 챔피언을 키우는 것이며, 중기경영계획은 새로운 성장동력이 되는 신규사업 포트폴리오를 짜는 것이다. 사업이 자동차라면, 사람은 운전수다. 차가 아무리 좋아도 운전을 잘못하면 폐차가 된다.

 

둘. 자율경영 

사람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몰입하여 이를 성취할 때 행복감을 느낀다. 남들이 감히 도전하지 못하고 불가능하다고 한 일을 해치울 때 성취라는 자존감을 만끽한다. 길이 끊어진 곳에서 새로운 길을 개척하면서 인류는 진화하여 왔다. 스스로 하고 싶은 성취동기가 우러나면 필승신념이 뿌리내리고 도전의지가 고양된다. 걸림돌을 디딤돌로 전환시켜 나간다.

 

셋. 혁신경영 

아무리 좋았던 제도나 사업도 시대가 변화하고 새로운 경쟁자가 출현하면 그 효력을 상실한다. “과거가 좋았다”고 여기는 순간 현실에 안주하며 〈과거 성공의 포로(prisoner of yesterday's success)〉가 된다. 미래는 도전하는 자의 것이다. 지혜로 밝히고 용기로 전진한다. 자원 중에서 자원은 인적자원다. 인적자원 활용은 유전탐사와도 같다. 유전은 사람의 두뇌다. 활용되지 않은 잠재역량의 보고다. 높은 도전목표를 설정하는 만큼 계발된다. 

 

넷. 미래경영 

현재에서 미래로 가는 것은 통상적 방식이다. 기업경영은 미래에서 현재로 오는 미래상 실현의 과정이다. 위기는 현재에 있으나, 기회는 미래에 있다. 시장점유율(market share)은 현재를 기준으로 하나, 기회점유율(opportunity share)는 미래를 기준으로 한다. 사업의 라이프 스타일은 주어진 것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이다. 선도기업은 새로운 게임규칙을 만들어간다.

 

다섯. 상생경영 

영원한 강자도 영원한 약자도 없다. 인류의 역사는 ‘강약 변환의 지속적 과정’이다. 달도 차면 기울고 자만은 자멸로 가는 독약이다. 코로나의 근본원인은 과도한 산업화와 도시화로 인하여 자연과 인건이 공존하는 상생생태계(symbiotic ecosystem)가 깨졌기 때문이다. 국가경제도 마찬가지다. 대중소 공존생태계를 대기업이 앞장서서 지켜가도록 해야 한다.

 

“우리나라 시장경제가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중소기업을 필수적으로 육성해야 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공존관계다. 중소기업 도움 없이는 대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없다.” (1993년, 전경련 회장 취임 후 '대중소기업협력위원회' 구성에 나서며, 고 최종현 회장 메시지) 


 

【약력 소개】

현재 (주)솔로몬경영개발원 마케팅연구소장입니다.

SK 마케팅개발원장과 고객관계경영본부장을 맡았고, 산업단지공단 중소기업 컨설턴트를 역임했습니다.

 

※ 본 기고문은 통통미디어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전체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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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봉환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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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하의 통통세상] ‘덕의 경영’ ·· 다섯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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