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6(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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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하고 있는 김현주Dalo 작가 ⓒ통통미디어


“우리 땅인데 주인이 되지 못한 채 70년이나 흘러..

우리는 지금 누구와 공존하고 있는지를 말해야 할 때!”

 

지난 7월 10일 쇠락한 미군기지 빼뻘마을에 문화예술 공간을 마련하고 첫 전시를 기획한 김현주Dalo 작가와 인터뷰했다. ‘왜 만들게 되었는지, 이 지역에 관심갖는 이유가 무엇인지’ 개막행사를 한창 준비 중인 김현주Dalo 작가에게 들었다.

 

의정부시 빼뻘마을 ‘빼뻘보관소’에서 전시회 〈빼뻘은 공공공 共共共〉이 열렸다. 오후4시 개막행사인 참여형 거리극, 「‘으르렁’ 빼뻘, 사자가 온다」 (권석린 연출+더 튠+시민퍼포머)에 이어 ‘빼뻘보관소’ 개소식(축문 퍼포먼스_김현주 연출+랩퍼 수환 오)이 있었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예술가 7명은 이 지역이 품고 있었던 아름다움과 가치들을 새로운 시각에서 발견하는 자리가 되고, 삶의 변화 나아가 지역의 변화를 일으키는 마중물 역할이 되기를 기대했다. 권석린, 김이박, 김현주, 오로민경, 장영원, 전병철, 조광희가 참여 예술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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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뻘보관소 : 지금 있는 것과 없는 것. 김현주+조광희. 160x65cm, 종이 위에 디지털 프린트, 2021 [재판매 및 DB금지]

 

질문1. 빼뻘보관소를 마련한 이유는?

 

이곳에 살고 계시는 분들의 이야기들이 너무 소중하고 귀해서..

 

제가 2019년 빼뻘을 만나게 되서 우연치 않게 이 곳에서 예술활동을 해야 되겠다라고 왔는데 2019년에 와서 작업을 시작하면서 거점공간을 마련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여기서 언제든지 주민분들이 이곳에 오셔서 문화예술을 향유하시고, 문화예술 활동을 하시는 것들을 이곳에서 했으면 좋겠다는 꿈을 꿨는데 오늘 실현하게 된 날이에요.

 

거점공간, 예술할 수 있는 예술공간이 필요하다고 느낀거는 제가 이 지역에서 2019년부터 주민분들을 만나면서 들은 이야기들이 개인의 이야기로 사장되는 것이 아니라 이곳에 살고 계시는 분들의 이야기들이 너무 소중하고 너무 귀한 거예요.

 

그런 이야기들이 공공성을 갖고서 예술을 통해서 공유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가지게 되었어요. 이곳은 주민 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주민분들의 그 삶 자체가 예술이 될 수 있는 그런 것을 복원하기 위한 공공의 장소. 그런 공간을 생각하면서 오늘 이렇게 문을 열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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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뻘마을 지도. 김현주+조광희. [재판매 및 DB금지]

 

질문2. 빼뻘마을이 특별한 이유?

 

왜 우리 땅인데 주민이 주인이 되지 못하고 70년을 이렇게 살아야 되는지?

예술을 통해서 경계없이 넘나들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빼뻘에 왔을 때 이곳에서 태어나시고 평생을 이곳에서 일하신 분들을 만났어요. 이분들이 미군부대 안에서 일을 하시기도 했었고 이불을 파시거나 양복을 파시거나 주로 미군 상대로 장사하시면서 평생을 사셨거든요.

 

그분들 이야기를 들으면서 아무 것도 없었던 자연공간이었던 곳인데, 1952년 한국전쟁 직후 1954년부터 미군들이 텐트를 치기 시작해 1955년부터는 완전히 캠프 스탠리가 형성되었어요. 땅에 경계가 형성되어 버린거죠.

 

한국 땅임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넘나들 수 없는 장벽이 생긴거예요. 저는 굉장히 이상하다고 생각했어요. “왜 우리 땅인데 주민이 주인이 되지 못하고 넘나들 수 없는 공간으로 70년을 우리가 이렇게 살아야 되는지?” 무척 궁금했어요.

 

지금은 군부대가 평택으로 이전했지만 아직까지 반환되지 않은 땅으로 있거든요. 70년 기간 동안 국방부 토지, 미군부대, 종중의 땅.. 이런 형태로 주민들은 자신의 땅을 얻지 못하고 항상 경계에 둘러쌓여 살았었거든요.

 

그거는 삶에서 커다란 폭력이라고 생각해요. 언젠가는 주민들의 땅으로 반환되어야 하고 이 땅이 온전히 주민들이 향유할 수 있고 걸을 수 있는 땅이 되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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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하고 있는 김현주Dalo 작가 ⓒ통통미디어

 

우리가 거칠게 얘기할 수 없고 예술을 통해서 “왜 이곳이 넘나들 수 없고, 왜 이곳이 모르는 미국사람들의 땅이어야 하는지?” 문화적으로 예술적으로 이런 질문들을 갖고 예술가들이 계속해서 예술작품을 통해 주민들이 무조건 과거의 기지촌을 부끄러워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삶의 이야기가 어떤 의미들을 갖고 있는지...

 

이제는 오픈해서 다 같이 이야기를 나눌 때가 되었다고 생각하거든요. 선배 예술가분들이 그런 노력들을 해 오셨고요. 이제는 기지촌이 아니라 여기는 독립된 공동체 마을인데. 여러 가지로 미군기지와 함께 땅문제로 공동체가 분열되어 있어요. 예술을 통해서 이해관계를 넘어서서 이야기 나눌 수 있고 경계없이 넘나들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우리가 어떤 목적을 두고 행동하거나 이익이 있어야 행동하는게 일반적이잖아요? 이해나 목적이 없이 예술을 통해서 향유하고 지금 이 순간 자체가 즐겁고 마을 주민분들도 이런 것을 누리실 수 있는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요.

 

“내 삶이 무엇이 특별해! 나 부끄러워서 얘기 안해. 이게 뭔데? 과거의 이런 이야기들을 왜 하려고 해!” 그런 것이 아니라 안으로 들어가 보면 주민 분들의 삶의 이야기가 우리 후손들에게 계속 전달되고, 지금 맞은편에는 커다란 아파트가 계속 생기고 있잖아요? 그런 언저리 땅에서 우리가 지금 어떤 사람들과 공존하고 있는지, 우리가 무엇과 공생하고 있는지..

 

우리가 이제는 같이 얘기해야 된다 얘기 뿐만 아니라 같이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앞으로 이 공간이 어떻게 운영될지는 잘 모르겠지만, 우선 주민분들의 이야기를 계속 듣고 경청하는 예술활동을 할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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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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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마

사람 사는 곳 곳곳이 들여다보고 사람 사는 이야기 들려주는 통통인터뷰 참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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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환의 통통인터뷰] 커다란 아파트만 있는게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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