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4(토)
 

5.밑돌같은 존재ss.jpg건축은 그 시대가 가진 기술과 예술의 총화다. 어느 나라든지 왕궁, 사찰과 사원, 성당과 교회당, 시청 등을 보면 그 시대의 과학과 문화를 담고 있다. 로마시대의 건축은 바로 그 시대의 조직운영 시스템을 잘 반영하고 있다.

 

건축은 땅 위에 짓는다. 탑도 마찬가지다. 수평을 이루지 못하면 탑이 무너진다. 평평하지 못한 지면을 자연스럽게 살리면서 맨바닥에서 수평을 유지시키는 돌이 밑돌이다.

 

밑돌은 자세히 살펴보지 않으면 잘 보이지 않는다. 담을 쌓을 때 밑돌을 놓는 경우가 있다. “밑돌 빼서 윗돌 괸다”는 속담이 있다. 급한 김에 임시변통으로 눈가림하는 속임수를 일컫는 말이다.

 

조직도 각자 맡은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때 잘 돌아간다. 없어서는 안 될 사람, 없어야 할 사람, 있는 둥 없는 둥 하는 사람, 그리고 있을 땐 모르는데 없으면 표시나는 사람이 있다.

 

‘무용지용’이란 말이 <장자>에 나온다. 내가 서 있는, 내가 사는 곳만 중요한 게 아니다. 필요없다고 다 무시하고 버리면, 사방이 낭떠러지 절벽이 된다. 세상사 어디 버릴 것이 있으랴?

 

작년 7월 28일부터 아파트 테니스장 옆 쓰레기 더미터를 쉼터로 만들었다. 놀이와 공작을 즐기기에 이곳저곳 돌을 모아 구층석탑을 만들었다. 지면이 고르지 못해서 밑돌을 괴었다.

 

관찰력이 섬세한 잠우테니스클럽 어느 회원이 밑돌을 안다. 그는 잘 사는 택시 기사인데 노후에도 쉬지 않는다. 다른 회원이 안 하는 식사, 설겆이, 청소 등을 한다. 바로 ‘밑돌 같은 존재’다.

 

역사는 무대 위의 역사, 무대 뒤의 역사가 있다. 조연이 없으면 주연이 없다. 고생 많은 촬영 기사, 조명 기사가 없으면 제 느낌을 못 준다. 그냥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도 있어야 한다.

 

어디에 처하든지, 누가 뭐라고 하고 심지어 얕보며 하대까지 하더라도 묵묵히, 꾸준히 밑돌이 되는 이들이 고맙고도 그리운 시절이다. 

 

약력 소개

현재 ()솔로몬경영개발원 마케팅연구소장입니다.

SK 마케팅개발원장과 고객관계경영본부장을 맡았고, 산업단지공단 중소기업 컨설턴트를 역임했습니다.

 

※ 본 기고문은 통통미디어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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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하의 통통세상] 밑돌 같은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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