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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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란 무엇일까? 정은 마음에서 자연스럽게 우러나오는 인정이다. 넉넉함이 있다. 인심이 짜지 아니하다. 인정이 푸짐하다. 훈훈함이 있다. 식당에 가거나 물건을 살 때 '덤'이 있다. 와국에서는 반찬 하나 더 추가해도 돈을 주어야 한다.

 

정은 서로 어울린다. 정과 정이 만나면 흥이 난다. 흥과 흥이 마주치면 신바람이 난다. 술잔도 나눈다. 노래방이 성행한다. 동아리 활동은 물론 동기간이나 선후배간에 동창회 활동도 활발하다. 정담을 나누는 카페도 많다. 카톡 등 소셜미디어도 무척 발달하고 있다.

 

정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 그리움이다. 그리움은 시에서도 영화에서도 나타난다. '친구'영화도 회상의 정이다. 이별의 아픔이 되기도 한다. 아픔은 노래로 승화된다. 아리랑이다. 그리움은 강물처럼 흘러서 바다가 된다. 바다에서 하나로 만난다.

 

정은 식문화에서도 나타난다. 구수한 누룽지, 숭늉맛이 난다. 한솥밥 한식구, 국도 반찬도 한 식탁에서 따로 또 같이 의좋게 나누어 먹는다. 정은 건축에서도 나타난다. 과거의 사랑방, 정자다. 그래서 이야기 문화가 발달했다. 노래도 이야기다.

 

정은 관계다. 관계는 역시 가정에서 시작한다. 어머니의 정은 몸을 던지는 희생, 아버지의 정은 참고 애써 미소짓는 인내다. 희생과 인내는 덕인의 품성이다. 덕으로 꽃피는 정은 향기롭다. 사람 사는 향기가 난다. 중국의 그림은 호방하고, 일본의 그림은 장식적인 데 비해 한국의 그림은 정겹다. 공감각적이다. 동화된다. 음악도 조각도 그러하다.

 

정은 통신이다. 통합과 신뢰다. 이는 사회적 관계의 미덕이다. 이러한 미덕을 살리는 정치가 선정이요 덕치다. 권위와 독선은 정을 죽이는 독소이다. 눈치 살피고 아부하고 똥파리, 좀비족이 되기 십상이다. 그래서 솔선수범, 내리사랑이다.

 

정은 언어다. 기운으로 소통하고 협력하며 하나되는 형상없는 언어다. 한민족의 말과 글은 형용사가 풍족하다. 정감을 표현함에 있어서 내포와 외연, 폭과 깊이, 어감과 색감에서 넓은 스펙트럼이 있다. 노랗다·노리끼리 하다, 시뻘겋다·빨갛다, 푸르다·푸르스름하다, 새하얗다·하얗다, 새까맣다·까맣다.

 

정이 지나치면 화병이 된다. 기대감이 실망감, 실망감이 배신감으로 악화된다. 정은 무리를 짓는다. 기러기떼가 되기도 하지만 리더를 잘못 만나면 들쥐떼가 되는 위험이 있다. 무리를 짓기에 집단이기주의, 지역이기주의로 변질되기도 한다. 

 

개인과 개인, 조직과 사회에서 절제된 정의 미덕을 꽃피워야 한다. 과유불급! 정이란 것도 소중히 아껴써야 한다.

 

 

【약력 소개】

현재 (주)솔로몬경영개발원 마케팅연구소장입니다.

SK 마케팅개발원장과 고객관계경영본부장을 맡았고, 산업단지공단 중소기업 컨설턴트를 역임했습니다.

    

※ 본 기고문은 통통미디어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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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하의 통통세상] 한민족 ·· ‘정이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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