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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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도 우리와 같이 이름에 돌림자가 있다. 

 

가장 흔한 ‘프’자 항렬의 ‘말렌코프’, ‘흐루시초프’, ‘브레즈네프’, ‘안드로포프’, ‘고르바초프’가 있고, ‘키’자 항렬은 ‘도스토예프스키’, ‘차이코프스키’, ‘인’자 항렬로 ‘가가린’, ‘스탈린’, ‘샤리아핀’, ‘옐친’, ‘푸틴’ 등이 있다.

 

러시아 정치 체제는 돌림자가 바뀔 때마다 큰 변화를 가져왔다. ‘스탈린’ 사후 ‘흐루시초프’의 ‘스탈린’ 격하 운동, ‘체르넨코’ 이후 집권한 ‘고르바초프’는 페레스트리카를 이끌었다.

 

‘옐친’의 뒤를 이은 ‘푸틴’은 초록동색으로 러시아를 아직까지 이끌고 있으나, 이번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나라의 존망이 아슬아슬하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미국과 나토 등 세계 주요국들이 우크라이나를 계속 지원하면서 전쟁 자금 고갈에 직면한 러시아의 패배는 필연적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당초 2일 만에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를 점령하고, 4일 만에 우크라이나 전체를 점령 계획을 수립하였으나, 수도 점령에 실패하고 제2의 도시인 하리코프는 잠시 점령하였지만 결국 퇴각하고 말았다.

 

푸틴의 정치적 과욕과 군부 입장을 무시한 강압적 지시에서 비롯된 이번 전쟁을 지켜보면서 러시아와 우리의 불가분의 지정학적 관계사를 한번 살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역사상 러시아와 우리가 최초로 만난 것은 1246년으로 징기스칸의 몽골제국 3대 군주 정종의 즉위식에 볼모로 가 있던 고려 왕족과 러시아 축하단이 만난 것이다.

 

그 이후 나선정벌이 있었고, 러시아가 흑룡강을 건너 청나라 영토를 침입하자 신유장군이 1차 흑룡강 전투에서 대승을 거두었다.

 

그리고 백두산정계비에 의하면 연해주가 우리 영토이지만 북경조약으로 러시아에 넘어가 최초로 우리와 국경을 맞닿게 되었고, 이순신 장군이 목숨 걸고 지킨 녹둔도가 러시아로 넘어갔다.

 

대한제국 시기 한반도에서 아관파천과 청일전쟁을 겪었고, 일제 강점기 우리 독립투사들이 연해주에 자리 잡으면서 토지를 확보하여 독립전쟁을 승리로 이끄는 기틀을 마련했다. 고려인의 슬픔을 간직한 하산이 우리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푸틴은 광개토프로젝트와 한러공생국가건설을 승인했으며, 중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가스유전 개발사업에 한국을 참여시켰고, 시베리아 횡단철도 건설사업도 추진 중에 있다. 북한도 나진선봉 경제무역 지대와 청진 자유무역항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제 어쩔 수 없이 푸틴은 사면초가에 몰리고 말았다. 세계 주요국들의 대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로 러시아 은행에서 대량 루불 인출(bank run)이 발생되고 화폐 가치는 무려 40%까지 폭락하였다.

 

러시아 곳곳에서 반 푸틴 시위가 일어나고 있다. 과거 구소련의 위성국가였던 폴란드와 슬로바키아 및 불가리아 등은 약 60여대 전투기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기로 하였고, 스웨덴과 스위스도 중립원칙을 파괴하고 우크라이나 군사지원을 결정하였다.

 

여기에 지성이면 감천이듯이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눈물겨운 투혼은 미국 등 서방세계를 감동시키는데 크게 한 몫 하였다.

 

푸틴의 200조원에 이르는 재산까지 동결시킨 것은 푸틴을 베네수엘라 차베스와 북한의 김정은, 리비아 카타피 등 독재자들과 같은 선상에 놓았다는데서 푸틴에게는 치욕이다.

 

금번 푸틴의 치명적 실수는 핵카드를 비롯하여 서방세계에 군사적 위협을 가해 이에 반발한 서방세계의 결속을 강화시켰다는 것이다. 이로 인하여 대 러시아 보복에 소극적인 독일과 중립국인 스위스까지 러시아 보복에 동참한 것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결국 악명 높은 침략국으로 낙인, 고립되고 말았다. 국제형사재판소(ICC)는 러시아 지도부의 전쟁범죄 가능성 조사에 착수하였다.

 

그렇게 되면 푸틴에 대한 실질적 처벌은 어렵더라도 푸틴의 정치적 입지는 크게 좁아질 것이다. 모택동이 대약진운동 실패로 정치일선에서 물러났듯이 국제사회의 대 러시아 경제보복으로 러시아가 디폴트(default)를 선언하면 푸틴도 물러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우리가 이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서 얻은 교훈이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내면에는 ‘역사적으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영토였다.’는 것이다. 중국이 북한 지역을 자기 영토라고 주장하는 것과 하나도 다를 게 없다.

 

한반도에 전쟁은 안 된다. 옛날 정동 배재학당 터에 서있는 풍운의 러시아 대사관이 초라하게 느껴지는 것은 왜 일까? 지정학적으로 우리와 떼려야 땔 수 없는 러시아의 운명과 푸틴의 몰락을 그저 지켜볼 뿐이다. 

 

 

【조병현박사 약력】

단재학당 교장, (사)영천미래연구원장입니다. 대한지적공사, 동국대학교 겸임교수, 대구과학대학교 교수를 역임했습니다.

장편소설 『간도묵시록』 저자이며, 북한 및 영토관련 논문 40편 발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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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현박사 역사칼럼 《단재생각》] ⑳ 푸틴의 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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