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9(월)
 

조병현박사 사진s.png

「부동산적 역사관」은 ‘터를 잘 잡은 인종이 승자가 된다.’는 새로운 역사관이다. 

 

인류의 역사 발전에 커다란 영향을 준 것은 기후와 토양, 자원 못지않게 지형에 좌우된다는 것이다. 

 

지형은 자연환경의 중요한 구성 요소로서 인간이 땅을 딛고 그 위에서 삶을 전개하는 활동 공간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한 나라의 산수지세나 한 개인이 주거지나 묘지가 그 나라의 국력이나 개인의 운명에 영향을 미친다는 동양의 ‘풍수지리학’과 뿌리를 같이 하고 있다.

 

우리 선조들은 우주 전체가 하늘, 땅, 인간과 같이 서로 비슷한 구조를 지닌 소우주들이 음양오행의 원리에 의해 연관되고 상호 작용을 주고받는 거대한 유기체로 인식하였다.

 

산천으로 이루어진 땅을 기가 흐르는 생명체로 이해하여 그 기운의 좋고 나쁨이 땅 위에서 살아가는 인간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자연스럽게 추론할 수 있다.

 

옛날에 ‘풍수지리학’은 과거시험의 한 과목(별과)이었고, 국가 중대사가 있을 때는 ‘풍수지리학’의 지혜를 원용하는 것은 필수였다. 

 

이러한 전문성을 반영하듯 중국과 우리나라의 왕실에는 전문적으로 땅을 판별하는 전문가들을 교육하는 제도와 택지 업무를 관장하는 부서를 두었다.

 

물론 풍수지리 수요가 높았던 민간에서도 전문적인 감여가(堪輿家)들이 활발하게 활동하였다. 현대 과학이 발달한 오늘날에도 많은 사람들이 주택이나 마을의 터를 풍수적으로 좋은 땅에 잡으면 그곳에 사는 사람들에게도 심리적으로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

 

풍수지리의 고전적 저작인 『장서(葬書)』는 “장사를 지내는 것은 생기(生氣)를 타는 것”이라는 유명한 구절로 시작한다. 조상의 묘를 좋은 곳에 골라 장사 지내는 일은 ‘명당자리가 지닌 생기를 얻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생기가 있는 좋은 지역에 조상을 장사 지내면 그 음덕이 후손에 미친다는 것이다. 풍수란 산천이 어우러진 땅에서 생기를 담고 있는 장소를 찾아내어 그곳에 집, 마을, 조상의 묘, 도읍을 정함으로써 우주적인 생기의 혜택을 누리려는 기법이다.

 

길지(吉地)의 판별은 『장서』에서 말한 것처럼 ‘장풍득수(藏風得水)’, 즉 ‘바람을 가두고 물을 얻는’ 형국을 찾는 데 있다. 사실 ‘풍수’라는 용어 자체가 이 표현에서 나온 것이다.

 

풍수 이론에 따르면 땅 속의 기는 산줄기를 따라 흐르고 있는데, 이러한 산의 흐름을 ‘용(龍)’이라고 표현한다. 마치 ‘용’이 꿈틀대며 움직이듯이 ‘산을 따라 기가 굽이치며 흐르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듯 흘러가는 기는 지세의 특정한 국면을 만나면 모이게 되어, 생기를 머금은 장소, 즉 풍수에서 ‘혈(穴)’이라고 하는 명당이 만들어진다. 산을 타고 흘러가던 기가 모이기 위해서는 물의 흐름을 만나야 한다.

 

왜냐하면 기는 “물을 만나면 멈추기 때문이다.” 따라서 산과 물의 흐름이 만나는 것은 명당의 필수 조건이 된다.

 

한반도에는 명당이 많다. 한반도 자체가 세계 최고의 명당이다. 한반도를 중심으로 전 지구가 형성되어 있는 모양세이다. 왼편으로는 일본이 내청룡, 아메리카대륙이 외청룡 역할을 해주고, 우측으로는 중국내륙이 내백호, 아프리카 대륙이 외백호 역할을 하고 있다.

 

지구의 조종산(祖宗山)인 곤륜산이 북동쪽으로 뻗어 이어진 백두산이 주산이고, 대륙 호주가 안산의 역할을 맡고 있어 사신사(四神砂: 북현무, 남주작, 좌청룡, 우백호)를 모두 갖추었다. 그래서 세계의 중심지로 도약하고 있다.

 

지금까지 소외되었던 풍수지리에 대한 담론이 우리 삶 한 가운데로 돌아왔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으로 옮기겠다는 발표에 모든 것이 매몰되었다.

 

풍수에서 산(山)은 용(龍)이요, 용(龍)은 임금이다. 따라서 임금은 바로 산이다. 그러므로 그곳은 제왕의 땅(帝王之地)이다. 용산을 얻으면 천하를 얻는다(得龍山 得天下)는 것이다.

 

용은 녹사평역에서 잠깐 엎드려 숨을 고른다. 용이 엎드린 곳은 고개(과협·過峽)가 된다. 과협은 길지를 만드는 필수 조건이다. 잠시 쉰 용은 이어 고개를 쳐들어 한강 쪽으로 머리를 들이민다(入首). 둔지산이 바로 그 머리다. 큰 용이 물을 마시는 황룡음수(黃龍飮水) 형국이다.

 

용은 홀로 오지 않는다. 호위 용(방룡·傍龍)을 데리고 온다. 이제 곧 용산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용산 이전과 함께 서울과 수도권 전체에 대한 공간 재배치가 필요하다.

 

‘공간은 생각을 만들고, 생각은 공간을 만든다.’ 이것이 「부동산적 역사관」에 근거한 ‘풍수지리학’이다. 

 

 

【조병현박사 약력】

단재학당 교장, (사)영천미래연구원장입니다. 대한지적공사, 동국대학교 겸임교수, 대구과학대학교 교수를 역임했습니다.

장편소설 『간도묵시록』 저자이며, 북한 및 영토관련 논문 40편 발표했습니다.

 

※ 본 기고문은 통통미디어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BEST 뉴스

전체댓글 0

  • 23501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조병현박사 역사칼럼 《단재생각》] ㉑ 한반도 ·· 세계 최고의 명당!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